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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 내리막길? 2023년 한국 미술계 전망

Data from the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The Korean art market exceeded 1 trillion KRW in sales in 2022 (우리나라 미술시장 매출액 1조 원 돌파).” Reproduced by Aproject Company.

2022년 국내 미술 시장이 처음으로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발발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국내 미술 시장은 2020년 3849억 원에서 2021년에는 2배 성장해 9223억 원까지 성장했고, 2022년에는 1조 37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프리즈 서울 개최를 계기로 국내 아트 페어 시장이 고속 성장을 이루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미술 시장은 하반기부터 저성장 추세에 접어들었다. 잔뜩 부풀어 올랐던 국내 미술 시장은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로 거품이 걷히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먼저 위축되기 시작한 곳은 경매 시장이었다. 문체부는 경매를 통한 판매액이 2021년에 3384억 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2022년에는 2335억 원으로 30.9%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또한 2022년 3분기 국내 경매 시장의 낙찰 총액을 439억 원으로 추산했다. 2021년 3분기의 낙찰 총액은 953억 원으로 2022년에는 2021년 성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2 Daegu International Art Fair (DIAF). Courtesy of DIAF.

조정기에 대한 관측은 경매 시장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지난 11월 말에 개최되었던 대구국제아트페어의 경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보였다. 2021년에는 최고 매출액인 98억 원이라는 성과를 올린 반면 2022년에는 75억 원의 매출액을 보이며 23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의 최승희 기자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오는 3월 부산화랑협회에서 개최하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에 대해서 윤영숙 부산화랑협회장은 “올해도 70개 넘는 갤러리가 탈락했을 정도로 신청이 많았지만 전년보다 다소 줄어든 건 사실”이라며 “2021년만 해도 대형 부스 경쟁이 치열했는데 2022년에는 소형 부스를 많이 신청했다”고 전했다.

Kiaf SEOUL 2021. Photo by Kiaf SEOUL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SEOUL.

이러한 양상은 젊은 신규 컬렉터가 빠져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1974년 이후 출생 작가의 초현대미술 작품 거래를 비교적 많이 하는 세대다.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의 정준모 대표는 “초현대미술 작가군의 경우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동시에 위험 요소도 큰 만큼 이들 작가군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미련은 접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지도 높은 주요 인기 작가, 견고한 성장을 이룬 갤러리와 대형 아트 페어들은 경기 상황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지만, 사정이 다른 작가, 중소형 갤러리와 페어일수록 그 충격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 미술 시장이 저성장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마냥 하향세로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산의 한 갤러리 큐레이터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기 작가 작품은 올해도 잘 팔릴 거고 벌써 문의도 많다. 기존 컬렉터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미술 쪽 투자를 계속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아트부산 손영희 이사장은 “아직 큰 동요는 체감하지 못한다. 한국 미술 시장이 주목받자 해외 갤러리 100곳이 문을 두드리는 등 300곳 이상 갤러리가 부스를 신청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22년 아트부산에는 33개의 해외 갤러리가 참여한 바 있다.

Frieze Seoul 2022, COEX,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올해 두 번째로 열릴 예정인 프리즈 서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즈 서울은 지난해 첫 페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한국 미술 시장 생태계에 대한 더 높은 이해를 갖고 개최될 것이며,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주변국에서 더 많은 컬렉터들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갤러리들의 움직임도 앞으로 국내 미술 시장의 전망을 예상하기 위한 하나의 지표로 살펴볼 만하다. 페로탕은 지난해 하반기에 외국 갤러리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에 2개의 지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에 서울 신라호텔 아케이드에 아시아 최초의 분관을 연 독일 기반의 페레스 프로젝트는 상반기에 삼청동으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국내 미술계에 대한 글로벌 미술계의 관심은 다양한 비엔날레와 미술관 전시를 통해 더욱 견고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국내를 대표하는 비엔날레 두 개와 한국 미술을 알리는 다양한 미술관 전시도 잇따라 개최된다.

Main image of the 14 th Gwangju Biennale "Soft and Weak like Water." ©Gwangju Biennale Foundation.

아시아 최대 규모 비엔날레 중 하나인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라는 제목으로 개최된다. 오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영국의 테이트모던 국제 미술 수석 큐레이터이자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의 수장을 맡고 있는 이숙경 큐레이터가 맡았다. 한국인이 예술 총감독을 맡게 된 것은 15여 년만의 일인 만큼 이번 비엔날레는 예술 감독 선임부터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낸 바 있다.

한국과 해외의 주요 미술 기관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이숙경 큐레이터는 국내 미술계와 국제 미술계의 주요 담론과 맥락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갖고 있는 감독이다. 올해 전시에서는 광주비엔날레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전 지구가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3년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30개국 8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이 중 신작이 40여 개로,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가도 상당수 포함된다.

View of the 12 th Seoul Mediacity Pre-Biennale II, “TERRAINFORMING” at SeMA Seosomun 3F Project Gallery (December 10 through December 11, 2022). Photo by Lee Euirock.

하반기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9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비엔날레 예술 감독으로는 뉴욕 링컨센터의 필름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레이첼 레이크스(Rachael Rakes)가 선임되었다.

해외 곳곳에 한국 미술의 주요 흐름들도 소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주요 목표로 해외 기관과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하고, 순회 전시를 펼쳐 한국 미술 담론을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과 “한국 실험미술 1960-1970”전을 공동 기획했다. 해당 전시는 올 5월부터 7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된 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되고 이후에는 로스앤젤레스 해머 미술관으로 순회할 예정이다. “한국 실험미술 1960-1970”전은 강국진, 이건용, 최병소 등을 포함해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26명의 작가들의 작품과 자료 10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가 된다.

Partial exhibition view of “Prayer for Life: Special Exhibition of Korean Polychrome Painting”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June 1 – September 25,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museum.

또한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최되었던 “생의 찬미”전은 미국 샌디에이고 미술관, LA한국문화원, 해외문화홍보원과 공동 기획되어 샌디에고 미술관에서 오는 10월부터 2024년 2월까지 개최될 계획이다.

과천관에 전시되었던 “생의 찬미”전은 한국 미술사에 등장하는 민속화, 궁중회화, 종교화, 기록화 등 다양한 한국화와 그에 영향을 받은 동시대 미술을 넓은 범위에서 채색화로 묶은 전시로, 60여 명의 작가가 작업한 8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또한 중국의 국가미술관인 중국미술관(NAMoC)에서 한국의 전통 미술과 근현대 작품이 어우러진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이 오는 1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선보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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