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 (b. 1963) 작가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이 리움 미술관에서 7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아트선재센터에서 2010년 진행한 개인전 이후 13년 만의 개인전으로 1990년대 초부터 2010년 중반까지의 작품 70여 점이 공개된다.
김범은 일상적인 사물 혹은 소재가 지닌 또 다른 생명력을 탁월하게 인지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것과 실체의 간극을 인지하고 관습적인 사고를 흔들 수 있도록 사물을 새로이 조형한다. 이번 전시 속 작품 중 손잡이 부분이 튀어나온 <임신한 망치> (1995), 정지용의 시를 돌에게 낭송해 주는 <정지용의 시를 배운 돌>과 녹색 칠판 앞에 나란히 앉은 사물들로 구성된 <자신이 도구에 불과하다고 배우는 사물들> 등이 그러하다. 이외에도 추상화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한 획 한 획 비명을 지르면서 노란 물감으로 캔버스를 칠해 나가는 <“노란 비명” 그리기> (2012) 등 작가의 재치가 담긴 다른 작품들 역시 확인해 볼 수 있다.
전시 명인 ‘바위가 되는 법’은 김범의 아티스트 북 『변신술』(1997)의 한 부분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이를 미술 안에 머무르게 하는 작가의 태도를 집약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1990년대 미술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작가 중 하나인 김범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리움 미술관에서는 김범 작가의 개인전 이외에도 박보마 작가의 개인전 “물질의 의식”이 7월 25일부터 12월 24일까지 로비에서 진행되며, 존 제라드 작가의 <농장 (카운슬 블러프, 아이오와)> (2015)가 7월 18일에서 8월 20일까지 미디어 월에서 전시된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7월 28일부터 11월 26일까지 나나와 펠릭스, 로버트 자오 런휘, 류성실 등 20인이 참여한 전시 “미안해요, 프랑켄슈타인”이 진행된다.
전시는 오늘날의 세계를 하나의 관계망으로 상정하여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비인간 존재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한다. 메리 셸리의 SF 소설 『프랑켄슈타인』 (1818) 속 프랑켄슈타인이 통념적으로 기술적 새로움 이면의 낯선 존재를 향한 두려움으로 이해되었다면, 이 전시는 모두가 조금씩은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비인간 존재가 가진 언캐니(uncanny)한 감각에 불필요한 공포심을 느끼기보다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감각을 차분히 바라보고 그들을 그 자체로 마주해 볼 것을 제안한다.
전시에는 히토 슈토슈타이얼, 패터 바이벨과 같은 국내외에서 각광받는 국외 작가들의 작품에서부터 류성실과 같이 동시대를 이끌고 있는 국내 작가들, 그리고 전북도립미술관에서 2015년부터 청년 작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북청년’ 공모전의 대상자인 박종찬, 이주리 등 다양한 지역과 배경을 토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각자의 목소리로 전시와 만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