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 보광에서는 7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허명욱 (b. 1966) 작가의 개인전 “Overlaying Time”을 선보인다.
허명욱은 회화, 조각, 영상, 공예 등 순수미술과 실용미술의 경계 없이 작업하는 작가이다. 허명욱의 관심사는 ‘색’과 ‘옻’이다. 작가는 색이 삶과 자기 자신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색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허명욱은 매일 아침 색을 배합하고 색을 곧 자신의 감정이자 생각으로 여긴다. 작가는 오로지 색만을 이용해 회화 안에 조형성을 만들어 낸다. 색에 대한 관심은 곧 ‘옻’으로 이어지는데, 옻은 색을 내기 위해 최소 6개월의 반복적인 칠 작업을 필요로 한다. 옻을 이용한 노동집약적이고 시간의 흐름을 동반하는 작업의 과정을 통해 작품 속에서 시간은 물성을 지닌 채 담긴다. 더불어 옻은 회화의 표면에 촉각성을 만들어내어 더욱 독특한 질감을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 역시 작가의 이러한 감각적이고도 성실한 작품 세계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지없이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작가의 기존 작품과 더불어 자연의 시간을 주제로 한 최근작 일부를 공개한 영상을 더해 확장된 작가의 관심사까지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작업의 과정을 곧 삶으로 여기는 허명욱 작가의 작품들은 관객에게 울림을 줄 것이다.
탕 컨템포러리 아트 서울에서는 7월 22일부터 8월 26일까지 쉬 추(Xu Qu, b.1978)의 개인전 “The Central Axis”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탕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다섯 번째로 진행한 쉬 추의 개인전으로, 그의 새로운 연작 ‘Maze’가 공개된다.
쉬 추 작가는 비디오, 회화, 조각, 설치 등 여러 매체를 아우르며 글로벌화된 세계의 현실 그리고 권력관계에 대한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사회의 이면을 자신의 미술적 실천과 연결 지으며 이를 미니멀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를 중점적으로 선보이는데, 그는 회화 매체를 이해하는 것은 2차원의 표면에 몰입하여 더 깊은 공간(space)을 찾는 것이라 이야기한 바 있다.
‘Maze’ 연작에서는 다채로운 색들로 캔버스를 꽉 채운 미로의 형상을 볼 수 있다. 여기서의 미로는 오직 하나의 출입구만을 가진 ‘labyrinth’가 아니라 복수의 출입구를 가진 ‘maze’를 의미한다. 또한, 쉬 추의 작품 속 미로는 전통적인 미로와는 달리 중심축이 존재한다. 이는 베이징의 대칭적인 건축물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구조를 연상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외에도 ‘Exercise’(2013-2014)와 ‘Feed the Eagle-Orange and Purple’ (2013-2014) 연작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쉬 추의 작품은 다채로운 색상과 얽히고설킨 미로의 형상을 바라보게 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회화 안에서 그가 만들어 낸 특유의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오묘초, 임노식, 정영호 작가가 참여한 전시 “풍경들”이 우손 갤러리에서 7월 13일부터 8월 25일까지 펼쳐진다.
전시는 이들의 작품을 토대로 예술의 동시대성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예술이 그린 동시대의 풍경으로 삼아 작품 각각이 가진 단일한 풍경, 그리고 이들이 모여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풍경들을 세심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는 오묘초, 임노식, 정영호 작가의 작업이 오늘날 예술의 동시대성을 대표한다 여기며 그들이 조각, 회화, 사진이라는 각자의 매체를 다루는 방식에 집중한다.
오묘 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미래와 기억과 관련된 상상력을 기반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유리와 스테인리스 등을 소재로 한 조각들은 미래의 인간 혹은 지성체들의 형태를 상상하며 만들어진 것이다. 임노식 작가는 자신이 머무른 곳에서 본 소재를 관찰하고 그려낸다. 그러나 이는 장면 그 자체의 묘사가 아니라 대상과 대상이 그려지는 행위 사이의 거리감을 토대로 심리적으로 재구축된 풍경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흐리고 옅은 형상 혹은 초록색의 선만으로 이루어진 그의 회화들을 살펴볼 수 있다. 정영호 작가는 사진을 수단으로 기술의 발전이 인식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질문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초상 모음집 웹사이트에서 사진을 가져와 이를 다시 촬영하거나 신체의 일부를 확대해 흑백으로 찍어내는 등 장치를 경유해 다시 세계의 풍경을 담는다.
세 작가가 담아낸 시대의 각기 다른 모습은 시대에 대한 하나의 풍경임과 동시에 시대를 이루는 풍경이 되어 관객에게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