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은 8월 16일부터 10월 28일까지 16인의 작가(팀)가 참여한 전시 “PANORAMA”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9월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한국의 미술 현장에 이목이 쏠리는 시기에 맞추어 작가 16인의 작업 세계를 각각 조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시는 하나의 주제로 여러 작가의 작품을 함께 다루지 않고, 작가별로 전시 공간을 분리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장 외부에 설치된 홍승혜의 미디어 월과 1층 로비에 있는 전현선의 회화를 지나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권혜원, 류성실, 이재이의 영상 작품이 한 스크린에서 연이어 재생된다. 2층에는 이희준, 심래정, 김인배의 작품이 펼쳐진다. 세 작가는 공통적으로 평면과 설치 작품을 함께 전시해 개개인의 조형 세계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3층에서는 박그림, 김지영, 이진주의 회화를 볼 수 있다. 회화라는 같은 매체 안에서도 작가마다 화면에 담은 소재와 그 채색 방식의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은 재미를 더한다.
더불어 지하 2층에서는 “PANORAMA” 전시의 일환으로 스페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곳에서는 퍼포먼스, 사운드 설치 등 다원적인 실천이 벌어진다. 현재는 강호연의 전시 “미술에너지 보존의 법칙” (08.09 – 08.30)이 진행 중이고, 전시에 더해 8월 9일과 26일에 퍼포먼스가 이루어진다. 이외에도 안나 안데렉의 퍼포먼스, 김영은의 전시, 그레이코드, 지인의 콘서트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릴레이로 펼쳐질 예정이다.
김규림 (b. 1993) 작가의 개인전 “Dear Empty,” 가 8월 15일부터 9월 16일까지 d/p에서 공개된다.
김규림 작가는 영상을 통해 물질의 이동 과정, 특히 도시나 물류의 이동에 주목해 왔다. 이번 전시는 이동의 과정에서 소실되거나 미처 이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질문하고 그들이 있는 자리를 ‘빈 공간’이라 지칭한다. 김규리의 작품이 포착하고 생성해 내는 이 빈 공간은 기존에 가져왔던 감각이나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다.
전시 속 작품을 살펴보면, <디어 스노우 (Dear Snow)> (2023)에는 적설계의 움직임을 쫓으며 피사체가 존재하지 않을 때의 카메라의 시선을 포착하려는 작가의 시도가 담겨있다. 또한, <기억과 물질 2> (2023)에서는 묘지를 옮기는 파묘 현장과 데이터 복구의 과정을 중첩하여, 장소는 이동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기억의 문제를 다룬다.
물질의 이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잔여하는 혹은 그 과정에서 손실된 것들을 좇으며 작가는 장소와 영상, 기억 등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갤러리 175에서는 박산아 작가의 개인전 “꿈보다 낯선”이 8월 17일부터 9월 2일까지 펼쳐진다.
전시 속 작품은 꿈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자신이 한동안 꿈속 세계에서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느껴 그 풍경들에 몰두했었다고 밝힌다. 그러나 현실에서 벌어진 실제의 사건들이 곧 꿈의 감각을 초과했다. 편의점 창문에 붙은 벌레에서부터 비현실적이고 공포스러운 홍수와 잘못 울렸던 새벽의 공습경보 등은 현실을 꿈보다 낯선 세계로 만들었다. 이러한 사건들을 겪으며 작가는 꿈이 아닌 일상 속 재난의 풍경들을 회화에 옮기기 시작했다.
전시의 회화는 한 번쯤 마주한 적 있는 거리의 풍경을 연상시키지만, 그 풍경 속 형체들은 녹아내리거나 썩은 듯이 흐물거리고, 원래의 색에서 반전된 기묘한 색을 띤다. <오너먼트> (2023)에서는 ‘장식’이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회화 속 형상이 화재 혹은 거센 폭풍을 맞이한 듯 휘발되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박산아의 회화 속 스산한 일상의 풍경들은 반복되는 재난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의 정서와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