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뮤지엄(New Museum)은 9월 17일까지 “이미래: 검은 태양 (Mire Lee: Black Sun)”을 선보인다. 이미래(Mire Lee, b. 1988)는 한국 출신의 조각가로, 최근 피츠버그 카네기 인터내셔널, 부산 비엔날레, 베니스 비엔날레 등 국제적인 전시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미국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이미래는 로우테크 모터, 펌핑 시스템, 강철 막대, 그리고 기름, 글리세린, 실리콘 등으로 채워진 PVC 호스를 재료로 사용한다. 작가의 조각 작품은 살아있는 유기체나 생물학적 기계처럼 액체가 흘러 떨어지고, 맥동하고, 꿈틀거리고, 비틀어지고, 변태한다. 작가는 건축물, 공포 영화, 포르노그래피, 사이버네틱스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기계적 움직임을 활용해 감정적 상태를 표현하는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의 제목은 우울증과 멜랑콜리아에 관한 연구서인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 b. 1941)의 1987년 작 동명 저서에서 인용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건축적 설치와 키네틱 조각, 직물 작업으로 이루어진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을 통해 감정적 공허함과 심리적 긴장을 표현했다.
리우 수시라자(Liu Susiraja, b. 1975)는 핀란드 출신의 사진가로, 현재 뉴욕의 MoMA PS1에서 미국 첫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리우 수시라자: 죽은 물고기라고 불리는 스타일 (Liu Susiraja: A style called a dead fish)”은 9월 4일까지 방문할 수 있다.
수시라자는 2007년부터 핀란드 투르쿠의 자기 집에서 자신이 등장하는 사진을 찍어 왔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사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자주 맨살을 드러낸 채 이루어지는 촬영에서 작가는 무심한 표정으로 렌즈를 바라보며 포즈를 취하고, 집에 있는 식탁보, 우산, 핫도그, 바나나, 고무 오리, 죽은 물고기 등을 사용해 부조리하고 유머러스한 장면들을 만들어 낸다. 그의 작품은 매혹적인 동시에 거부감을 일으키며, 대담하지만 연약한 인상을 주어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그는 인공조명을 활용해 극적 효과를 내는 대신 자연광이나 최소한의 조명을 꾸밈 없이 사용하는데, 이러한 자연스러움은 일상적 장면 가운데 편안함과 불안함이 나란히 표현되는 효과를 강화한다.
미국의 초상화가 케힌데 와일리(Kehinde Wiley, b. 1977)는 고전 명화들의 모티브를 가져와 극사실주의적인 흑인 인물화를 그린다. 샌프란시스코 드 영 미술관(de Young Fine Arts Museums of San Francisco)은 10월 15일까지 “케힌데 와일리: 침묵의 고고학 (Kehinde Wiley: An Archaeology of Silence)”을 선보인다. 본 전시는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먼저 선보여졌다.
2008년, 와일리는 16세기 독일의 거장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the Younger, c.1497-1543)의 작품 ‘무덤 속의 죽은 그리스도 (The Dead Christ in the Tomb, 1521-1522)’에서 영감을 받아 젊은 흑인 남성이 몸을 기울이고 늘어져 있는 초상화 연작 ‘하강 (Down)’을 제작했다. 그를 확장한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와 조각 작품으로 바닥에 쓰러진 흑인 인물들을 묘사했다. 작가는 서양 고전 미술에서 죽음과 희생의 도상이 신화적, 종교적, 역사적 주제와 관련되는 양상을 조사하고, 그를 흑인의 인물화에 활용했다.
영웅, 순교자, 성인의 자세로 쓰러진 인물들은 흑인에 대한 조직적 폭력과 그에 대한 침묵을 고발한다. 동시에, 나이키, 아디다스, 루이뷔통 등의 의상과 원색적인 배경은 와일리의 인물들에게 현대적인 화려함을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