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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관을 통한 미술관들의 외연 확장 그리고 한국에 들어오는 퐁피두센터

퐁피두센터와 한화문화재단은 2025년부터 4년간 63빌딩에 한국 퐁피두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예술 기관의 문화 민주화가 대두되면서 기관의 지역 분권화가 강조되고 있다. 국내 미술관들도 이에 영향을 받아 여러 지역에 분관을 열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이 있다.

Centre Pompidou, Paris, France. Photo by Julio Wolf on Unsplash.

미술관은 20세기와는 달리 더 이상 예술 작품의 감상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오늘날의 미술관은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며 대중들과 함께 성장하는 문화 공간으로 더욱 복합적인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미술관은 탈제도적, 탈관행적, 다원주의적 예술 기관이 되고자 동시대적 흐름에 맞게 목표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며 다양한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대안적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여러 지역에 분관을 설립하여 외연의 확장을 추구한다.

Centre Pompidou, Paris, France. Photo by Valentin B. Kremer on Unsplash

프랑스의 퐁피두센터가 그중 하나의 좋은 예시이다. 퐁피두센터는 정확하게는 전시실 외에도 공연장, 극장, 도서관 등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전 세계 수많은 문화 기관에 큰 영향을 미치며 롤모델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1969년 퐁피두 대통령의 구상에 착안하여 1977년에 문을 연 퐁피두센터는 융복합적 예술 기관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전 세계 곳곳에 분관을 운영하고 있다.

퐁피두센터 메츠(Centre Pompidou Metz)는 프랑스의 국립기관으로서 처음으로 추진된 대규모 지방 분권화 사업으로 2010년에 문을 열었으며, 스페인의 퐁피두센터 말라가(Centre Pompidou Málaga)는 2015년에 열었고 2025년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2018년부터는 벨기에 분관인 카날-퐁피두센터(Kanal-Centre Pompidou), 2019년에 상하이에 퐁피두센터 x 웨스트 번드 미술관(Centre Pompidou x West Bund Museum)이 열렸다. 얼마 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분관 계약을 맺었으며, 이제는 서울에도 분관이 생길 예정이다.

지난 19일 퐁피두센터와 한화문화재단은 2025년 상반기까지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가칭)을 63빌딩에 개관하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국 퐁피두센터는 건축가 장 미셀 빌모트를 통해 지하부터 지상 4층까지 1,000여 평의 전시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개관일로부터 4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Photo by J Shim on Unsplash.

예술 기관들의 외연 확장은 퐁피두센터뿐만 아니라 많은 뮤지엄(박물관·미술관)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프랑스의 예술 기관인 루브르가 그렇고 미국의 구겐하임도 마찬가지이다. 1990년대 이후 문화 민주화가 대두되면서 기관의 지방 분권화가 강조되는 동시에 인터넷의 발달과 해외 여행의 일상화와 같은 글로벌리즘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문화 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변화를 맞이한 뮤지엄들은 분관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전시 콘텐츠를 수출하는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미술관의 지방 분권화는 오래된 미술관 역사를 지닌 서구 문화권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드러난다. 가장 대표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을 들 수 있다. 해외에 분관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우리나라 대표 미술관으로서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 청주관과 더불어 창동과 고양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2026년까지 대전에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를 개관하 수도권 이남 지역 곳곳에 분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다만, 앞으로 생 국립현대미술관 분관들에 대 전국 지자체의 분관 유치 경쟁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 외 여러 지역들은 도시 재건에 큰 효과를 가져왔던 구겐하임의 ‘빌바오 효과’를 예시로 들며 고故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부부가 기증한 컬렉션이 서울 밖의 지역으로 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이건희 컬렉션을 위해 서울에 별도의 미술관 설립이 결정되었고, 여러 지역들은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Seoul Museum of Art. Courtesy of the museum.

또 다른 예시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있다. 미술관에 대한 기존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실험적인 예술을 추구하는 장소가 되고자 노력해 온 서울시립미술관은 현재 서소문본관과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SeMA 창고, SeMA 벙커, 백남준기념관의 8개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2024년에는 도봉구 창동에 사진미술관과 금천구 독산동에 서서울미술관을 개관하여 총 10개 기관 체제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국공립 미술관은 정부가 운영하는 문화 기관으로서 공공의 컬렉션을 다양한 지역민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따라서 여러 지역에 분관을 설치하는 것은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퐁피두센터와 구겐하임의 빌바오 미술관이 엄청난 도시 재건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기관과 소장품의 명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이 다각적으로 함께 작용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Gwacheon. Courtesy of the museum.

해외 갤러리와 아트 페어 그리고 미술관까지 한국 미술계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국내 미술관들 또한 모든 분관을 아우를 수 있는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역적 상황과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반영한 독자적인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며, 다채로운 구조의 미술관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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