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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국 미술 시장 규모와 앞으로 키아프의 향방은?…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 미술 시장 세미나

Title image of the “2022 Korean Art Market Settlement Seminar” organized by the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KAMS). © KAMS.

2022년 11월 30일,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2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 세미나- 미술시장의 변화 II”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크게 ‘미술 시장 결산 및 전망’, ‘미술 시장 소비자 조사’, 그리고 키아프와 프리즈의 공동 개최 이후 한국 미술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논의되었다.

해당 글에서는 세미나의 모든 내용을 추리지 않고 한국 현대 미술 시장 결산에 대한 발제 내용과 앞으로 키아프의 방향성을 논의한 라운드 테이블 내용을 선별해 작성했다.

Hauser & Wirth, Frieze Seoul 2022. Photo by Let's Studio. Courtesy Frieze and Let's Studio.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시각정보지원팀의 조소현 팀장은 2022년 11월 15일까지 한 해 동안 이뤄진 미술품 경매와 아트 페어의 매출액을 취합하여 미술 시장의 흐름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2022년 한국 미술품 경매 시장의 전체 낙찰 총액은 2420억 원으로, 3240억 원을 기록했던 전년에 비해 2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미술품 경매 시장의 전체적인 추이를 봤을 때 그 규모는 2021년 3분기에 정점을 찍고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20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그동안 미술 시장에 일었던 거품이 빠지고 조정 국면에 들어 간 것으로 보았다.

국내에는 약 10개의 근현대 미술품 및 고미술품을 다루는 경매 회사가 존재한다. 하지만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2022년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85.8%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에는 서울옥션이 매출액 약 1024억 원을 올려 전체 시장의 약 50%를, 케이옥션 720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35.8%를 차지했다.

두 경매 회사의 낙찰 총액은 전체 경매 시장 규모와 마찬가지로 2021년에 비해 하락했다. 지난 11월 15일을 기준으로 낙찰 총액을 집계했을 때 두 회사는 총 1744억 원의 수익을 올려 2485억 원을 기록했던 전년에 비해 29.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 시장의 하락세에도 눈여겨볼 만한 점은 블루칩 작가 이외의 다양한 작가의 작품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김환기,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등 탑10에 들어가는 작가의 작품이 2018년 경매 시장에서 49.3%를 차지한 후 매년 계속 증가해 2021년에는 73.3%까지 올랐다. 하지만 2022년 11월 15일을 기준으로 탑10 작가의 비중은 56.4%로 떨어져 블루칩 작가 외에도 다양한 작가들의 거래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Taro Nasu, Frieze Seoul 2022. Photo by Lets Studio. Courtesy Lets Studio and Frieze.

예술경영지원센터는 각 아트 페어가 보도 자료를 통해 발표한 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아트 페어 매출액을 집계했다. 2022년 아트 페어 시장 매출액은 상반기까지는 성장세를 보였으나 하반기부터 하락세에 들어갔다. 2022년 상반기에 개최된 화랑미술제,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 아트부산, 조형아트서울(PLAS)는 모두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액을 거두었다. 반면, 하반기에 개최된 키아프 서울과 대구국제아트페어의 매출액은 소폭 증가하거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아트 페어 시장 규모는 크게 성장했다. 2021년 국내 아트 페어 시장 매출액은 1890억 원이었다. 그러나 2022년 프리즈 서울 판매액을 제외한 국내 아트 페어의 매출액은 3020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59.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Kiaf SEOUL 2019. Photo by Kiaf SEOUL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SEOUL.

과도기에 접어든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 시장의 규모가 크게 줄었고, 아트 페어 시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가 가속화가 예상되어 한국 미술 시장 또한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2022년에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의 공동 개최로 인해 해외 컬렉터 기반이 넓어졌으며, 여기에 펜데믹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한국 미술 시장은 앞으로 해외 시장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오히려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Kiaf SEOUL 2022. Photo by Kiaf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이러한 관측과는 상관없이, 한국 미술 시장은 국제 메이저 아트 페어인 프리즈 서울을 치르고 앞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앞으로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을 포함해 한국 미술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해외 갤러리인 리만머핀 서울의 손엠마 시니어 디렉터, 미술관인 스페이스K의 이장욱 수석 큐레이터, 언론 매체인 헤럴드경제의 이한빛 차장 그리고 국내 갤러리인 원앤제이 갤러리 박원재 대표를 초대해 라운드 테이블을 가졌다.

프리즈 서울 이후 한국 미술계는 키아프서울의 향방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은 바 있다. 패널들은 모두 키아프가 글로벌 미술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걸맞은 전략으로 운영한다면 나름의 정체성을 가진, 경쟁력을 갖춘 페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한빛 차장은 키아프가 분명히 프리즈와는 다른 체급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체급을 키우려 하기보다 페어를 방문한 사람들이 한국 미술 시장만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 방향성을 분명하게 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원재 대표는 이와 연관하여 원앤제이 갤러리가 프리즈에 참여하면서 내세운 전략에 대해서 설명했다. 당시 원앤제이 갤러리는 작품 판매보다는 국내 젊은 작가, 그중에서도 오종 작가와 함진 작가의 작품을 해외 미술 관계자들과 방문객들에게 알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소한의 재료와 최소한의 신체적 제스처로 공간과 관람자의 관계를 탐구하는 오종 작가와 초소형 조각 작품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함진 작가의 작품은 아트 페어의 수많은 작품과 차별성을 두고 있었으며, 관람객들에게는 서울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박원재 대표는 두 젊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 미술의 다양한 면모를 알리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장욱 수석 큐레이터는 프리즈 런던 기간에 개최되었던 위성 페어인 선데이 아트 페어의 예시로 키아프가 참고할 만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재는 사라진 이 아트 페어는 갤러리 30여 개가 모인 소규모 아트 페어로, 한 차례 그 역량을 인정받은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장이었다. 이장욱 큐레이터는 해당 페어를 통해 미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만한 신진 작가를 알아보고 실제로 작가를 발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아프가 꾸준하게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과 함께 국내의 역량 있는 작가와 한국 미술을 선보일 수 있는 페어로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Kiaf SEOUL 2022. Photo by Kiaf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한국 미술계에 대한 해외 미술계의 관심에 대해서는 리만머핀의 손엠마 시디어 디렉터가 설명했다. 그는 해외 미술계의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은 이미 프리즈가 서울에서 새 페어를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하기 전부터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가급 갤러리인 리만 머핀과 페이스 갤러리가 2017년부터 한국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며 한국 미술에 대한 해외 컬렉터들의 문의는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고 밝혔다.

또한 손엠마 디렉터는 프리즈 기간 동안 다양한 국가의 미술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며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미술관을 방문하며 국내 여러 작가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주로 한국의 젊은 작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여기에 더해 구겐하임 미술관에 소개될 예정인 한국 실험 미술 관련 원로 작가들을 다수 방문했다고 이야기했다.

라운드 테이블은 키아프와 프리즈가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개최될지에 대해서도 예상했다. 이한빛 차장은 키아프가 이번 프리즈 서울과 공동 개최를 계기로 더 다양하고 많은 VIP행사를 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VIP행사는 특히 활발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곳으로 서울을 찾은 전 세계 미술 관계자들과 한국 미술계를 연결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임을 이번 프리즈 서울과의 공동 개최를 계기로 한번 더 깨달았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프리즈 서울은 조금 더 한국 컬렉터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더 많이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한 갤러리들의 경우, 인기 작가를 내세웠음에도 글로벌 취향과 다른 국내 컬렉터들의 취향을 숙지하지 못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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