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컬렉션에서는 7월 7일부터 9월 19일까지 8인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기획전 “이미지들”을 선보인다. 하이트 컬렉션은 ㈜하이트 진로가 설립한 하이트 문화재단 산하의 전시공간으로, 2010년 개관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전시는 언어로는 표현될 수 없고 이미지로만 표현가능한 영역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적인 의지로 만들어지는 이미지들을 조명한다. 전시는 ‘이미지는 작가가 발생시킨다’는 전제 아래에서 회화, 사진, 영상을 다루는 작가 8인이 각각 시간, 경험, 기억에 대한 사유를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방식을 살펴본다.
전시는 B1층과 2F에서 이루어진다. B1층에서 한우리 작가의 영상으로 전시가 시작하며, 김경태 작가의 영상과 정희승 작가의 사진, 강석호, 정경빈, 이해민선 작가의 회화로 이루어져 있다. 2층에서는 김용관 작가의 영상작품, 강석호, 김수영, 정경빈 작가의 회화와 B1층에서와 마찬가지로 정희승 작가의 사진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이처럼 평면 매체들을 중심으로 이미지를 다루는 작가 개개인의 방식을 살피게 한다.
하이트 컬렉션의 전시는 시각 예술의 기본 구성요소인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7월 6일부터 7월 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의 별관인 SeMA 창고에서는 손수민 작가(b. 1986)의 개인전 “현실은 메타포”와 홍세진 (b.1992) 작가의 개인전 “일렁이는 직선”이 동시에 진행된다.
손수민 작가는 기술 기반의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계와 균열이 개인의 정체성과 인식,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인다. 작가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으로 말미암은 우리의 욕망, 공허, 고독 등의 경험을 시간 기반 매체를 활용해 시각화한다. “현실은 메타포”는 작가의 이러한 관심의 연장선으로, 화폐와 같이 개인과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면서도 이를 넘어서 절대적인 권력을 갖게 된 가치들의 양면성에 집중한다.
홍세진 작가는 회화를 주 매체로 삼아 실제 세계와 자신의 감각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여백에 집중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특히 어릴 적 입은 청각의 손상으로 인공 와우를 통해 소리를 들으며 눈 앞의 현상에 대한 시각과 청각 정보 사이의 괴리에 대해 사유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16점의 작품을 통해 기술의 시대에 탄생한 새로운 것과 그 이전의 것 사이에 존재하는 진실의 영역을 탐구한다. 전시에서는 자연에서 비롯된 유기체와 공장에서 사용되는 인공적인 기계 사물이 한 화면에 모여 있는 풍경을 다룬 회화를 볼 수 있다. 풍경은 기하학적인 도형의 형태로 변환되기도 하고 회화의 표면은 종종 긁거나 덮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더불어 새소리가 인위적으로 재구성된 사운드와 프락시노스코프(praxinoscope)의 형태로 제작된 작품이 전시의 다채로움을 더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2023 신진 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두 전시를 통해 동시대를 감각하는 신진 작가들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수림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수림 큐브에서는 수림아트랩 재창작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김효진 작가의 “인간적인 것의 미로” 와 요한한 (b. 1983) 작가의 “포ː룸 -또 다른 시간을 위한 會”가 7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된다.
김효진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하였으며 인간의 생존 방식에 관심을 갖는다. 작가는 개인이 사회라는 생태계에서 자신을 보존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시각 예술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인간적인 것의 미로”에서 작가는 ‘나’와 ‘타자’의 경직된 구분에서 탈피하고자 하며 그 경계선을 넘어 낯선 것에 마음을 열 것을 제안한다. 전시는 미로의 방, 구멍의 방, 그리고 앞의 공간에서 구멍을 통해 빠져나온 생명체들을 보여주는 세번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마다 다른 속도로 이동하는 그림 속 생명체와 그 생명체들이 드나드는 구멍을 다루며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하는 각 생명체의 고유한 시간을 세 개의 공간을 통해 다룬다.
요한한 작가는 피부, 몸짓, 춤, 촉각적 감각과 같은 신체적 요소에 주목한다. 작가의 신체에 대한 관심은 디지털 환경으로 인한 몸의 변화를 감각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태곳적 사고 ((pensée archaÏque), 포스트 디지털 (post digital) 등의 개념에 주목한다. 작가는 고대적 맥락과 여러 층위의 시대적 요소를 동시대의 요소와 융합하며, 셰이프트 캔버스 (shaped canvas), 타악기 그리고 고대적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통해 신체를 탐구한 바 있다. 전시는 작가의 이러한 관심사를 대표적인 주제별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수림 큐브에서의 전시에서는 타자, 디지털 세계에 따른 신체 감각의 변화 등의 동시대적 화두를 작가들만의 언어로 새롭게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