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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컬렉션, 젊은 작가 3인의 상상력을 살펴보는 “끝에서 두 번째 세계”전 개최

Title image of “The Last Things Before The Last” at HITE Collection, Seoul. (December 3, 2022 – February 12, 2023) © Hite Foundation.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하이트컬렉션은 2022년 젊은 작가전으로 박론디, 원정백화점, 추수가 참여하는 “끝에서 두 번째 세계”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2022년 12월 3일부터 2023년 2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다.

전시 제목 “끝에서 두 번째 세계”는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의 저서 “역사: 끝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빌려왔다. 크라카우어가 말하는 ‘끝에서 두 번째 세계’는 중간 세계이다. 그에게 있어 진정한 역사 연구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틈새에 머물면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는 역사가 연대기적으로만 흐를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여러가지 덩어리진 시간들(shaped times)이 있다고 여긴다. 중간 세계는 선형적 시간 흐름에서 벗어난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전시는 이러한 중간 세계에 존재하는 ‘힘’을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그의 저서 “예술의 힘”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지배하는 힘은 우리를 지배하는 절대적인 힘을 갖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시는 파워, 에너지, 권력과 욕망 등 넒은 의미에서 ‘힘’을 표현하며, 그 가능성을 살펴본다. 따라서 전시 “끝에서 두 번째 세계”는 젊은 작가들의 상상력과 감각이 어떤 세계를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각자가 어떤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Installation view of Rondi Park’s ‘Mom, it’s okay you don’t buy me, can you just have a look at this?’ (2021) at “The Last Things Before The Last” at HITE Collection,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수공예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박론디 작가는 스스로를 시각 제작자(visual crafter)라고 부르며, 드로잉, 텍스타일, 퍼포먼스, 세라믹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을 펼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욕망의 감정을 다룬다. 그는 구디핀이나 플릭플락 시계와 같은 특정 상품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작품으로 보여 준다. 이러한 욕망의 감정은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현대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작가는 초자본주의 시대라는 배경 속에서 형성되어 온 미적 세계관 또는 시각적 욕망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추적하기 위해 과거를 짚어 본다. 그리고 개인적 경험을 통해 집단과의 연결성을 찾는다.

Installation view of WONJEONG DEPARTMENT STORE’s artworks at “The Last Things Before The Last” at HITE Collection,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원정백화점 작가는 미디어 설치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작업한다. 작가는 판타지적 요소를 가진 이미지를 향한 욕망, 그리고 그 이미지가 다른 이들의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탐구한다. 이러한 작품은 가상의 세계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회를 비추며 신화의 형태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스크린의 매끈함을 피부로 표현한 ‘ઈ스킨케어신화ઉ’(2022)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업데이트 가능한 디지털 자아를 구축하는 패키지이다. 다른 작품에서는 그러한 매끈한 피부에서 떨어지는 끈적한 피를 상상하거나 피부와 피로 구성된 어떠한 공간을 구성한다. 작가는 온라인의 자아와 오프라인의 자아가 뒤섞이거나 대치하며 맺어지는 다양한 관계를 살펴보고, 물리적 신체가 갖는 감각과 욕망 그리고 한계를 상기한다.

Installation view of TZUSOO’s ‘Schrödinger’s Baby’ (2019/2020) at “The Last Things Before The Last” at Hite Collection,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추수 작가는 디지털 시대 인간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그리고 가상 세계로 전이되는 오늘날의 환경 속에서 우리의 존재 조건을 살펴본다. 그는 가상 세계와 물리적 세계 사이를 오가면서 인지하게 되는 묘하고 이상한 지점들을 작품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물리적 세계에서 신체가 갖는 한계를 벗어난 버추얼 캐릭터를 만들었다. 작가는 이 캐릭터를 통해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은 예술이 펼칠 세계를 상상한다. 추수 작가의 작품은 점점 데이터화되는 환경 속에서 정보가 좌우할 권력의 힘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아직 신체의 한계를 지닌 인간들의 고정관념이 한계가 없는 AI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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