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의 Gallery 2602는 집에 들어선 갤러리이다. 2022년부터, 디드레 맥퍼슨(Deidre McPherson)과 테아 스피틀(Thea Spittle)은 개인 주택을 지역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예술 모임 공간이자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다. 관람객은 예약 후 오픈 아워에 맞춰 방문하거나 개인적으로 방문 약속을 잡을 수 있다. 스피틀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부모님의 저택 정원에서 지역 예술가들의 야외 프로젝트를 전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갤러리 2602를 설립했다.
갤러리 2602의 첫 전시는 앙투안 워싱턴(Antwoine Washington)의 개인전 “나와 집에 가자 (Come Home with Me)”이다. 앙투안은 그간 공공 벽화 제작, 커뮤니티 센터 전시, 지역 미술 교육 활동 등 제도권 미술관을 넘어선 공공 미술적 활동에 참여해 왔으며, 갤러리 2602의 운영자들과 제도권 바깥 대안적 전시 공간에 대한 관심을 공유한다. 이번 전시에서 앙투안은 흑인으로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집단적 기억을 오가는 그림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자화상, 가족, 조상, 흑인 노예 해방 운동가, 익명의 흑인이 그려져 있다.
멕시코시티의 쿠리만즈토(kurimanztto) 갤러리는 7월 28일까지 멕시코의 화가 다니엘 구즈만(Daniel Guzmán, b. 1964)의 개인전 “죽었어야 할 남자-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와야 한다 (The man who should be dead: You must come in to get out)”를 선보인다. 전시는 구즈만이 2017년부터 이어온 드로잉 작품들을 선별해 선보인다.
구즈만은 음악 비평, 공상 과학, 서사 문학, 에세이와 시 등 다방면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작업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중국의 고대 경전 주역(周易)의 점성술에 관한 내용이 큰 영향을 주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네 개의 나무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안팎에 작품을 설치했다. 그럼으로써 이미지와 그에 담긴 이야기들을 공간적으로 펼쳐 놓고자 했다.
네 구역의 테마는 각각 ‘아버지 죽이기(Killing the father)’, ‘자식들을 죽이기(Killing the children)’, ‘죽은 자를 묻기(Burying the dead)’, ‘생명의 신호들(Life Signals)’이다. 작가는 자신의 구조물을 “일시적인 내러티브 모음의 현장 기록(Field essays of temporary narrative concentration)”이라 부른다.
뉴욕 바드 대학 전시 연구 센터 CCS Bard(Center for Curatorial Studies Bard)는 10월 15일까지 “에리카 베르주티: 뉴 문스 (Erika Verzutti: New Moons)”를 개최한다. 에리카 베르주티(Erika Verzutti, b. 1971)는 브라질 출신의 조각가로, 다양한 자료를 참조한 독특한 형상의 조각으로 세계 유수 기관 전시에 참여해 왔다.
베르주티가 관심을 가진 대상은 식물, 인간, 동물, 일상적 사물, 영적인 존재, 미술사와 건축사 등 다양하다. 특히, 전시의 제목에도 등장하는 달은 작가에게 한 사람이나 개체가 겪는 생애 단계와 주기, 또 지구보다 큰 우주의 일부로서 행성적 관점을 상징한다. 작가는 달처럼 멀리서 지구의 질서, 위계, 지식 분류를 낯설게 바라보기를 시도한다.
전시는 작가가 지난 15년간 청동, 점토, 알루미늄, 파피에 마세, 왁스, 스티로폼을 사용해 만든 60여 점의 벽 작품과 조각을 선보인다. 작가의 손을 거친 작품들은 달걀과 구슬의 형상 등 작가의 반복적인 모티브와 작가의 손이 남긴 지문과 도구의 자국을 공유한다. 그의 작품은 여러 버전으로 복제되거나 변형되며 ‘가족’을 이루고, 작가가 대상 및 재료와 맺는 개인적인 관계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