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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개관을 기념하여 진행 중인 전시 3개

지난 4월 4일, 평창동에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SeMA AA)가 문을 열었다. 한국 미술 아카이브를 다루는 공공 미술관으로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가 유일하다.

The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SeMA AA), Seoul. Photo by Kim YongKwan (김용관). Courtesy of the museum.

지난 4월 4일, 평창동에 서울시립미술관의 8개 분관 중 하나인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SeMA AA, 이하 ‘미술아카이브’)가 문을 열었다. 한국 미술 아카이브를 다루는 공공 미술관으로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가 유일하다. 사립 기관으로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있다.

미술관 부지에는 원래 가스 충전소가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역 미술인들의 요청으로 미술문화복합시설이 들어가기로 결정되면서 2014년부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건립 준비가 시작되었다.

미술아카이브는 주요 기능에 따라 모음동, 배움동, 나눔동의 세 개 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음동은 미술 아카이브의 보존과 연구,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전시실, 4,500여 권의 미술 서적이 있는 도서관, 20,000여 권의 원본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리서치 랩 등이 있다. 배움동은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길 건너편 나눔동은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학술 행사와 공연 등 공공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다목적홀이 들어가 있다.

Reference Library, the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SeMA AA), Seoul. Photo by Noh Ki Hoon (노기훈). Courtesy of the museum.

미술아카이브는 현대 미술의 중요 자료를 수집, 보존, 연구, 전시하는 아카이브 전문 미술관이다. 기록과 예술이 함께하는 미술관으로서 미술아카이브는 여러 개인 및 단체가 남긴 한국 현대 미술의 발자취를 따라 기록과 자료를 선별하여 수집, 보존, 연구한다.

우리가 어떤 작가의 작품 세계나 미술사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 외에도 작가가 어떤 배경 속에서 활동해 왔는지 그 내용, 구조,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미술계의 개인 또는 조직이 수행해 온 활동과 그 과정에서 생산된 기록물은 매우 중요한 문화적 유산이다.

미술아카이브는 사전 수집을 시작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총 22개 컬렉션, 57,000여 건의 아카이브를 수집했다. 미술아카이브 컬렉션에는 작가 노트, 드로잉, 친필 원고, 일기, 서신, 메모, 사진, 필름, 소장 도서 같이 창작자, 비평가, 기획자 등의 예술 기록이 포함되어 있다.

미술아카이브는 개관을 기념하여 3개의 전시를 개최했다. 기획전으로는 미술 비평가로 잘 알려진 최민의 컬렉션을 연구한 “명랑 학문, 유쾌한 지식, 즐거운 앎”전, 그리고 창작자의 1차 자료를 살펴보는 “아카이브 하이라이트: 김용익, 김차섭, 임동식”전이 7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또한 상설 전시로 옥상정원과 유휴공간을 활용한 “SeMA-프로젝트 A”가 전시되고 있다.

Exhibition view: "Cheerful Learning, Delightful Knowledge, Joyful Knowing," the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SeMA AA), Seoul (April 4, 2023 - July 30, 2023). Courtesy of the museum.

개관 기획전 “명랑 학문, 유쾌한 지식, 즐거운 앎”은 시인, 번역가, 비평가, 교육자로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며 작가와 소통하고 대중과 예술을 잇는 역할을 해 온 최민(1944~2018)의 컬렉션을 선보인다. 

그는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와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번역했고, 1980년대에 활동하던 미술 운동 그룹 ‘현실과 발언’의 창립 동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민 컬렉션은 그가 평생 수집한 작품 161점과 자료 24,924건으로 이뤄졌으며 컬렉션은 2019년에서 2022년에 걸쳐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되었다.

미술관 내 다섯 장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당 전시는 미술, 영화, 문학, 서지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난 1여 년 동안 최민 컬렉션을 연구한 결과를 선보인다. 전시는 최민 컬렉션과 그 의의를 조망해 자료들과 더불어 그의 컬렉션을 탐구해 사진, 영상, 설치로 표현한 강홍구, 김재연과 남선호, 전명은, 전지인, 장승민 작가의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는 최민 컬렉션에 속한 25명 작가의 161점의 작품을 전시한 “최민 컬렉션: 다르게 보기”전을 2023년 5월 7일까지 진행한다.

Exhibition view: "Archive Highlight: Kim Yong-Ik, Kim Tchah-Sup, Rim Dong Sik," the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SeMA AA), Seoul (April 4, 2023 - July 30, 2023). Photo by Noh Ki Hoon (노기훈). Courtesy of the museum.

“아카이브 하이라이트: 김용익, 김차섭, 임동식”전은 모음동 2층 라운지 공간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1970년대 변화하는 한국의 사회정치적 풍토에 맞서 각자의 길을 개척한 작가 3인인 김용익, 김차섭, 임동식 작가의 작가 노트와 러프 스케치 등 아카이브 자료 50여 건을 선보인다.

김용익(b. 1947) 작가는 1970년대에 회화의 2차원적 평면성에 질문을 던지며 3차원적 물질성을 드러내는 ‘평면 오브제’ 연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 이후에는 개념주의, 공공 미술, 생태 미술을 넘나들며 다양한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차섭(1940~2022) 작가는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그룹)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한국 전위 미술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바위나 삼각형 같은 재료를 섬세하게 표현한 판화(에칭) 작업으로 잘 알려졌으며 문명의 보편적 진리를 탐구한 작가였다.

임동식(b. 1945) 작가는 1세대 자연 미술가로 퍼포먼스, 사진, 드로잉, 회화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야외 현장에서 자연과의 관계를 탐구하며 한국만의 자생적인 미술 활동을 펼쳐 왔다. 마치 수행과 같은 그의 작업은 일시적으로 자연에 머물렀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은 그의 작업은 작가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Installation view: Chung Hyun, 'Untitled,' (2018), "SeMA-Project A," the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SeMA AA), Seoul. Photo by LEE SEUNG YUL (이승열). Courtesy of the museum.

상설 전시인 “SeMA-프로젝트 A”는 여러 건물로 구성된 미술아카이브의 공간을 탐색하는 프로젝트로 고산금, 김인겸, 김홍석, 정현, 정소영, 홍명섭, 홍석호, 황혜선 작가의 작품 총 8점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작품 및 커미션 작품들로 미술아카이브의 정체성과 호응하도록 ‘기록’과 ‘기억’을 키워드로 삼았다.

다양한 공간을 아우르는 모음동의 전시는 정현(b. 1956) 작가의 ‘무제’(2018)로 출발한다. 정현 작가는 세월이 지나 원래 용도를 잃어버린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간 3층에는 알루미늄 패널을 말고 펼쳐 불연속적인 시간의 궤적을 조형화한 정소영(b. 1979) 작가의 ‘항해자’(2023)와 감싸서 형상을 만드는 캐스팅 방식을 해체하고 평면에서 오려 낸 형태를 세우는 펼치기 전략을 전개하는 홍명섭(b. 1948) 작가의 ‘De-veloping-Silhouette Casting’(1984-2010)이 있다. 4층 옥상정원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김인겸(b. 1945) 작가의 ‘빈 공간’(2006)과 철판 면을 접어 면과 면이 만나는 새로운 공간을 펼쳐 보이는 홍석호(b. 1979) 작가의 ‘철판접기’(2000)가 각각 입체적 형상을 만드는 조각의 새로운 실험들을 보여 준다.

Partial exhibition view: "SeMA-Project A," the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SeMA AA), Seoul. Photo by LEE SEUNG YUL (이승열). Courtesy of the museum.

배움동과 나눔동에는 일상의 풍경과 경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풍선을 한아름 안고 있는 사소한 장면을 포착한 황혜선(b. 1969) 작가의 ‘풍선들’(2012)과 주변에서 쉽게 발견되는 종이 상자를 브론즈로 캐스팅하여 작품의 주체로 세운 김홍석(b. 1964) 작가의 ‘계단 형태- 연단 1’(2011)은 재료의 물성과 공공성이라는 상징적 역할에 의문을 제기한다. 나눔동에는 고산금(b. 1966) 작가가 김동인의 소설 “배따라기”의 한 장면을 구슬로 바꾼 ‘배따라기(김동인 소설)’(2010)를 선보인다. 고산금 작가는 글자를 구술로 치환하면서 매일 텍스트를 읽는 우리의 경험에 대하여 새로운 시선을 던진다.

Exhibition map of "SeMA-Project A," the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SeMA AA), Seoul. Courtesy of the museum.

‘서울형 네트워크 미술관’을 표방하는 서울시립미술관(SeMA, 세마)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가 개관하면서 8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앞으로 두 개 관을 더 설립하여 2024년까지지 10관 체제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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