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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지 갤러리, 미디어 환경과 물질의 연결을 보여주는 3명의 신진 작가 소개

Main image of "PERIGEE UNFOLD 2022 inter-face" at Perigee Gallery, Seoul. August 5 - August 27, 2022. Courtesy of Perigee Gallery.

비영리 전시 공간 페리지 갤러리가 올해 기획 전시 프로그램 ‘페리지 언폴드(Perigee Unfold)’를 시작해 꾸준한 작업 활동을 이어 온 35세 이하의 젊은 작가들을 조명한다.

첫 번째 전시는 김명진 큐레이터가 기획한 정영호, 허연화, 홍기하 작가의 3인전 “인터페이스”이다. 전시는 2022년 8월 5일부터 8월 27일까지 진행된다.

인터페이스는 서로 다른 두 시스템 따위를 서로 이어주는 접속 장치이다. 이를 예술에 비유한다면 작품에 쓰일 재료나 매체를 선택하는 일이 작가에게 있어 인터페이스를 선택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 매개체를 통해 작가는 작품 세계를 습득하고, 내면을 표현하는 장치로 활용한다. 전시에서 작가들은 이러한 넒은 의미의 인터페이스, 즉 매체의 존재와 그 환경을 이야기한다.

페리지 갤러리의 김명진 큐레이터는 “이 인터페이스는 우리와 실재 사이를 매개하여 세계를 감각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이자 틀을 포괄적으로 일컫는다. 이를 미술의 영역에 국한한다면 미술의 매체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이에 더하여 우리가 주변 세계를 감각하는 기반이자 조건인 오늘의 미디어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Installation view of Khia Hong's artworks, "inter-face" at Perigee Gallery,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홍기하 작가(b. 1994)는 조각 장르가 최근 다시 급부상하기 이전부터 조각을 탐구해 왔다. 작가는 조각의 덩어리감과 양감을 탐구하기 위해 석고와 같이 몸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재료를 택한다. 조각은 무겁고 많은 공간을 차지해 그동안 현대 미술에서 외면 받아 왔던 장르이다. 특히 디지털화 시대에서는 가상의 공간을 다루거나 평면적인 작품들이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조각보다 더 많은 조명을 받았고 이러한 흐름에 따르기 위해 많은 현대 조각은 가벼운 물질을 사용하거나 SNS에 올리기 좋은 형태로 변화하였다. 그러나 홍기하 작가는 오히려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조각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가능성이 많다고 보며, 작가의 신체와 교류하며 그 가능성을 탐구한다.

홍기하 작가는 레인보우큐브(2022), 보안 1942(2021)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WESS(2022), 청년예술청 SAPY(2022)에서 단체전을 여는 등 국내 다수의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Installation view of Youngho Jeong's artworks, "inter-face" at Perigee Gallery,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정영호 작가(b. 1989)는 데이터를 통해 미디어 환경이 어떻게 시대를 바꾸고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지 관찰하며 사진 작업을 한다. 최근, 작가는 인터넷 세상이 가져온 변화를 포착한다. 익명성을 지닌 가상의 커뮤니티 공간에서 사람들은 자극적인 정치적 발언이나 종교, 젠더 이슈 등 예민한 주제를 꺼내 공론을 벌인다. 작가는 이러한 여론장에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를 몇 가지 걸러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들이 만들어 내는 패턴을 그래픽으로 모델링하여 3D프린팅으로 조형물을 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를 다시 사진으로 촬영한다. 작가는 이러한 미디어 환경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스크린의 RGB 픽셀이나 3D 프린트된 개체의 질감을 전면에 드러낸다.

정영호 작가는 상업갤러리(2022), 송은아트큐브(2021)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성곡미술관(2022), 화이트노이즈(2022)에서 단체전을 여는 등 국내 다수의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Installation view of Hur Yeonhwa's artworks, "inter-face" at Perigee Gallery,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허연화 작가(b. 1988)는 일상적 풍경을 작품에 담아 낸다. 그러나 그 풍경은 한정적인 공간에 국한되지 않는다.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넓은 공간을 압축하고 작품 간의 유기적 연결을 만들어 내려 시도한다. 작품은 조각을 기반으로 하지만 접히거나 말린 다양한 형태의 인쇄물과 회화 등 평면적 작업도 아우른다. 3차원 모델링 프로그램인 3D MAX의 공간에는 한계가 없다는 속성을 발견한 작가는 이를 현실 공간에 적용한다. 또한 투명하고 경계가 없는 물을 표현해 연결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허연화 작가는 유한한 매체를 통해 무한한 공간이나 개념을 실현하고 2차원과 3차원, 데이터와 물질 사이를 오가며 작업한다.

허연화 작가는 갤러리민정(2022), 탈영역우정국(2021)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d/p(2022)과 인사미술공간(2021)에서 단체전을 여는 등 국내 주요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페리지 갤러리는 전자 부품 제조업체인 KH바텍이 운영하는 비영리 전시 공간이다. 동시대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 대중을 위해 한국현대미술을 포함한 시각 예술 교육 프로그램인 아트 스쿨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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