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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면을 탐구하는 젊은 작가 3인: 박현정, 김인영, 윤두현

Hong Seung-Hye, 'When Flowering,' 2023, Birch plywood, acrylic latex paint, 60 × 80 × 81.5 cm, 160 × 5 × 1.5 cm (1 bar).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Photo: Chunho An.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많은 작가들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미술 매체를 확장하며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한다. 현재 국제갤러리에서 3월 19일까지 개인전을 펼치고 있는 홍승혜(b. 1959) 작가가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1997년부터 기하학적 공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픽셀을 활용해 설치 및 미디어 작업을 펼치고 있다.

홍승혜 작가는 자동 생성된 픽셀 이미지를 복제하거나 확대하여 평면 작업을 하거나 픽셀 형태의 가구와 설치 작업을 한다. 또한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개러지 밴드와 같은 앱을 활용하여 직접 작곡한 음악에 맞춰 픽셀이 생물처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움직이는 영상 작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포토샵의 픽셀 단위에서 벗어나 이미지가 무한 확장 가능한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작업을 시작하며 더 유기적인 형태를 탐구하고 있다.

Hong Seung-Hye, 'Wave,' 2023, Archival pigment print, maple wood frame, 60.7 × 40.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홍승혜 작가가 1990년대부터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를 다루는 새로운 예술 문법을 실천한 이후, 지금은 더 많은 젊은 작가들이 디지털 툴을 활용하여 미술 매체의 확장을 시도하고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매체를 활용해 이미지의 편집, 왜곡, 복제의 미학을 보여주며 디지털을 통해 만들어진 시각 예술의 문법을 기하학적, 추상적 작업으로 구현하는 젊은 국내 작가 3명을 소개한다.

Exhibition view of PARK Hyunjung's artworks in “ICON” at Hakgojae Gallery, Seoul. (June 23, 2021 – July 18, 2021).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gallery. Photo by Aproject Company.

박현정 작가는 손을 활용한 붓질과 디지털 매체를 혼용하여 기하학적 화면을 구성한다. 그는 곰팡이, 이끼, 세포, 화산재 등 다양한 유기체의 최소 단위를 손으로 그린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툴로 해체 및 분해하여 또 다시 먼지와 같은 작은 단위로 만든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적 변화를 작가는 그대로 받아들여 작품에 반영하고 표본화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디지털 공간에서 존재하는 최소 단위를 현실에도 적용해 보며 전통 추상화 기법의 확장을 시도한다.

박현정(b. 1986)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로 학사와 석사를 졸업했다. 옐로우 펜 클럽 스페이스(서울, 2023), 학고재 디자인 프로젝트 스페이스(서울, 2019), 아카이브 봄(서울, 2019), 합정지구(서울, 2017)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아트스페이스3(서울, 2022), 학고재 갤러리(서울, 2021), 일민미술관(서울, 2018)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박현정 작가의 작업은 2월 28일까지 진행 중인 갤러리 구조의 “복합체/net”전에서 살펴볼 수 있다.

Installation view: Inyoung Kim, ‘Floating space’ (2010) in “Succession and Segmentation: Collecting Some Contemporary Korean Paintings with Jung Tak Young” at the Seoul National University Museum of Art, Seoul. (July 28, 2022 – October 9,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museum. Photo by Aproject Company.

김인영 작가는 어떤 이미지를 디지털화했을 때 나타나는 물성에 대해 탐구한다. 즉 작가는 디지털 이미지를 현실의 물질로 꺼내어 시각화해 디지털 이미지의 물성을 탐구한다. 항상 매끄러운 화면으로 보이는 디지털 이미지를 아크릴 판이나 다른 재료에 출력해 접거나 울퉁불퉁하게 만듦으로써 당연하게 여겨지는 디지털 환경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한다. 또한 반대로 자신의 회화 작업을 디지털화하여 디지털 툴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의 손으로 그린 회화 작업과 디지털 매체로 변환되어 보이는 이미지의 차이를 강조하는 실험을 한다. 

김인영(b. 1983)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로 학사와 석사를 받았다. 인천아트플랫폼 윈도우갤러리(인천, 2021), 인사미술공간(서울, 2019), 갤러리도스(서울, 2017)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22년 서울대학교미술관의 “연속과 분절: 정탁영과 동시대 한국화 채집하기”전,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판화, 판화, 판화”전, 주홍콩한국문화원의 “2019 젊은작가전: 차이의 번역”전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hibition view of Yoon Doohyun's Solo exhibition "Sierra" at CR Collective, Seoul. (August 6, 2018 – September 8, 2018).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gallery. Photo by Aproject Company.

윤두현 작가는 인터넷에 파라다이스나 유토피아와 같이 이상향을 뜻하는 단어들을 검색해 나오는 이미지를 수집해 현실 세계에 구현하는 작업을 한다. 최근 몇 년간 작가는 컴퓨터 운영 체제(OS)나 스마트폰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바탕 화면에 주목해 왔다. 작가는 이러한 바탕 화면 이미지들을 포토샵으로 해체하고, 확대하고, 재조합하는 등 왜곡하여 출력한 후 또다시 물리적으로 해체하는 설치 작업을 펼친다. 그의 작업은 디지털 세계를 아날로그 세계로 가져와 이미지가 가진 확장성, 변형성 그리고 무게를 이야기하며, 가상과 실제 사이의 차이를 탐구한다.

윤두현(b. 1986) 작가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환경조각을 전공하고 미국 메릴랜드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신도문화공간(서울, 2022), 인천아트플랫폼 윈도우갤러리(인천, 2019), 씨알 콜렉티브(서울, 2018) 등에서 개인전을 펼쳤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모색 2019: 액체유리 바다”전, 그리고 2017년 브롱크스 미술관 제4회 AIM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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