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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승, 소외된 역사를 재조명하다

한국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강승 작가는 주류 사회가 만들어낸 역사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특히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미술사에 등장하는 성 소수자(LGBTQ) 인물이나 이들의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형태의 작품으로 되살려낸다. 

이강승 작가는 아주 세세하게 그려낸 흑연 드로잉, 기록물을 새로운 관점으로 재배치한 작품,  금실을 활용한 자수 작품 그리고 식물, 한지, 삼베를 활용한 작품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Kang Seung Lee. Photo by The Artro. © Kang Seung Lee

이강승 작가의 작품은 현재 뉴욕과 서울에서 전시되고 있다.  

뉴욕에 위치한 뉴 뮤지엄(New Museum)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5회 트리엔날레 “Soft Water Hard Stone(부드러운 물 단단한 돌)”에서는 흑연 드로잉과 자수 작품을 포함한 여러 작품들이 2022년 1월 23일까지 전시된다.

Installation view of "Kang Seung Lee: Briefly Gorgeous," Gallery Hyundai,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이강승의 대형 흑연 드로잉 두 점은 두 명의 성 소수자 인권 운동가가 각각 활동했던 장소에서 수집한 조약돌을 확대해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영국의 프로스펙트 코티지와 한국의 탑골 공원을 방문해 현장에서 돌을 채취한 후 자갈 하나하나 매우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프로스펙트 코티지는 영국의 영화감독이자 성 소수자 인권 운동가인 데릭 저먼(Derek Jarman, 1942-1994)이 살았던 곳이었고, 탑골 공원은 한국의 성 소수자 인권 운동가 오준수(1964-1998)가 인권 운동을 펼쳤던 중요한 장소다.

Installation view of "Kang Seung Lee: Briefly Gorgeous," Gallery Hyundai,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서울에서는 이강승 작가의 개인전이 갤러리현대에서 12월 31일까지 이뤄지고 있다. “잠시 찬란한” 전에서는 전 세계 LGBTQ 커뮤니티의 다양한 이야기가 반영된 40여 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 중에는 쳉퀑치(Tseng Kwong Chi)를 그린 흑연 드로잉이 있다. 주변은 세밀하게 표현된 반면, 중심 인물은 흐릿한 구름으로 그려졌다.

홍콩 태생의 미국인 사진작가인 쳉퀑치는 1980년대 뉴욕에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에이즈(HIV/AIDS)로 인해 사망한 인물이다. 

전시에는 쳉퀀치가 1980년에 제작한 사진 포스터에 등장하는 인물이자 에이즈에서 살아남은 안무가 겸 작가인 숀 맥퀘이트(Shawn McQuate)와 함께 협업한 작품도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당시 에이즈 감염병이 도래하자 엄청난 공포와 함께 성 소수자들에 대한 비난이 급증했다. 이를 변화 시키고자 한 사람들 덕분에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이 왔을 뿐만 아니라 예술계에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이강승 작가는 이러한 이야기를 표면화하여 역사적으로 소외된 인물들의 존재와 영향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편향된 역사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Kang Seung Lee. By Melissanthi Saliba, CalArts Blog.

이강승 작가는 아트 인 아메리카(Art in America), 아트 아시아 퍼시픽(Art Asia Pacific),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등 다양한 매체에서 리뷰를 받았으며, 지난 5월, 아트시(Artsy)에서 선정한 “미국의 떠오르는 아시아계 작가 16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New Museum. Photo by Dean Kaufman. ©New Museum.

*1977년에 설립된 뉴 뮤지엄(New Museum)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뉴욕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현대 및 동시대 미술관으로 오늘날의 예술과 사상을 표방하기 위해 작품을 영구 소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 뮤지엄은 2009년부터 3년마다 트리엔날레를 개최하여 동시대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주요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갤러리현대는 1970년에 설립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갤러리 중 하나이다. 무명에 가까웠던 박수근 작가를 발굴하였고, 이응노, 김창열, 백남준과 같이 해외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한국계 작가들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갤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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