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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 “소장품으로 움직이기”
현대 미술 작가들이 바라본 ‘문화다양성’ ①

Title image of "Engaging in GMoMA Collection," the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Ansan, Korea. (March 22, 2022 – March 19, 2023). © The Gyeonggi Museum of Art (GMoMA).

단일 민족주의적 전통을 갖고 있는 한국 사회는 현대에 들어서 점점 다문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가상과 현실의 공간이 혼재하는 오늘날 전 세계는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 앞으로는 더 다양한 문화들이 교류를 이루고 혼합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 시대에 우리는 과연 얼마만큼 다양성을 이해하고 있을까?

안산시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점점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는 ‘문화다양성’을 미술관 소장품으로 이해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2022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전“소장품으로 움직이기”를 개최했다.

2023년 3월 19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다양한 정체성 담론을 동시대적 관점으로 보여 주고자 2010년 전후로 제작된 동시대 미술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소장품으로 움직이기”는 윤정미, 이불, 이상현, 이수경, 정서영, 정연두, 홍영인 등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쌓아 온 16명의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신분, 인종, 성별, 장애 등에 대한 차별적 시선에 대한 여러 생각을 펼친다. 미술관은 이를 통해 서로 다름에 대해 좀 더 이해를 넓혀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원주(Park Wonjoo), '펴기_192110(부제: 한 남자의 초상 1921)(Smooothing_192110),' 2007, 나무에 유리, 혼합재료, 35×32×11 cm
박원주(Park Wonjoo), '펴기_200206(부제: 한 여자의 초상 2006)(Smooothing_200206),' 2007, 나무에 유리, 혼합재료, 35×32×11 cm

박원주(b. 1961) 작가의 작품은 찌그러지고 굴곡진 형태의 조각 작업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구겨진 상태를 강조하기 위해 ‘펴기’라는 제목을 작품에 붙였다. 각기 다른 형태의 액자를 사용한 두 작품은 깨진 거울처럼 제멋대로 파편화 되어 있고 그 자국 때문에 작품은 더욱 유일무이해진다. ‘한 남자의 초상 1921’과 ‘한 여자의 초상 2006’이라는 부제가 달린 각 작품은 생물학적 성별을 가리키지만 우리가 사회적으로 인식하는 성별의 특징을 말하지 않는다. 작품은 오히려 여성이든 남성이든 제각각의 특수성을 가졌다는 사실에 집중한다.

정재석(Jung Jae Seok), '연인 또는 부부', 2006, 컴퓨터 실사출력에 유채, 73×91 cm

‘부부는 닮는다’라는 속설이 있다. 정재석 작가는 부부나 연인 관계의 남녀 얼굴을 촬영해 반쪽씩 합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눈의 높이를 서로 맞추고 프린트된 이미지 위에 유화 작업을 한 그림 속에 두 인물은 다른 듯 닮아 있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가던 두 사람이 일심동체라는 이상적인 인생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갖은 두 인물은 끊임없는 갈등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가야만 한다.

윤정미(Yoon JeongMee), '핑크 프로젝트-지우와 지우의 핑크색 물건들(Jiwoo and Her Pink Things)', 2007, 라이트 젯 프린트, 122×122 cm
윤정미(Yoon JeongMee), '블루 프로젝트-콜과 콜의 파란색 물건들(Cole and His Blue Things)', 2006, 라이트 젯 프린트, 122×122 cm

윤정미(b. 1969) 작가의 ‘핑크&블루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진 사진 프로젝트이다. 한 아이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을 모조리 꺼내 분류하고 정리해 사진 화면에 가득 채웠다. 사진 속 물건으로 둘러싸인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는 오늘날 우리 삶 속에 스며든 대중문화와 자본주의적 요소를 느낄 수 있다. 반면, 분홍색으로 가득 찬 지우의 물건들과 파란색 물건으로 뒤덮힌 곳에 앉아 있는 콜의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만큼 이분법적인 성별 나누기를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홍영인(Hong Young In), '타일랜드에서 만난 두 신사들 2006년 여름', 2008, 무대배경천, 아크릴 채색, 스프레이, 자수, 205×140 cm

전시에는 홍영인(b. 1972) 작가의 ‘동상 시리즈’ 중 일부가 전시되어 있다. 딱딱할 것 같은 조각상은 부드러운 자수로 표현되어 있고 카펫 같은 배경은 아크릴 물감으로 채워졌다. 이러한 작품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조각과 회화의 이미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끔 한다. 또한 작품 안에 표현된 대상들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여성·남성, 동양·서양 등으로 구분하는 시각적 특성들을 생각해 보게 한다.

송영화(Young W. Song), '캐주얼 비주얼', 2006, 분쇄토, 화장토, 가변크기

송영화(b. 1968) 작가의 ‘캐주얼 비주얼’(2006)은 수십 점의 조각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뜨개질 작업을 통해 관습적인 것들을 허물어 버리려는 시도를 하는 작가는 여기서 상의 또는 몸통을 형상화한 도자 작품을 만들었다. 캐스팅된 흉상의 이미지를 보며 우리는 그 것이 여성이었을지 남성이었을지 상상해 보지만 몇몇 조각은 특정 성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작가는 성(性)으로 구분하려는 우리의 시선을 무력화하고자 한다.

정서영(Chung Seoyoung), '정오에서 자정까지', 2007, 알루미늄에 도색, 모래, 56×460×7 cm

정서영(b. 1964) 작가는 조각 장르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는 사물들로 그린 것도 아니고 조각한 것도 아닌 조각 작업을 한다. 그는 사물들이 갖는 물질성을 강조하여 낯선 조합 속에 밀어 넣음으로써 발생하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보게끔 한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은 작품과 설치된 장소가 갖는 맥락과 함께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정오에서 자정까지’(2007)는 작가가 생각하는 오후에서 밤으로 가는 과정을 이야기하지만 작가는 사용된 사물들에 붙어 있는 일반적 의미와 기능을 떼어 버리고 그러한 사물들이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고 사물들이 ‘어떻게’ 다뤘는지 궁금해 하길 바란다.

손국연(Son Kuk Gyon), '중국에 있는 조선인 No.15', 2008, 디지털프린트, 160×122 cm

손국연(b. 1959) 작가는 중국에서 태어난 북한 국적의 작가이다. 1980년대 초부터 중국에서 활동하던 작가는 2000년대에 대한민국에서 전시를 열게 되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한 고민은 한국, 북한, 중국이 들어간 지도 위에 여성의 모습을 그린 ‘중국에 있는 조선인 No. 15’라는 작품에 담았다. 또 다른 작품인 ‘영원한 달콤함’은 하얀 설탕을 작가 자신의 신체에 바르고 찍은 사진 작품이다. 작가는 중년이 되어가는 여성의 몸을 설탕의 ‘달콤함’에 빗대어 긍정하고 있다.

정연두(Jung Yeondoo), '수공기억-육간대청(Handmade_Memories)', 2008, C프린트, 66.3x99.5 cm

정연두(b. 1969) 작가의 ‘수공기억’은 여러 개의 비디오, 사진, 오브제로 구성된 작품으로, 미술관에는 6점의 비디오 작품과 2점의 사진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노인의 기억을 주제로 한 영상 작업은 2개 화면으로 구성되어 한쪽에서는 노인들의 인터뷰 기록 영상이, 다른 한편에는 그 이야기를 작가가 새롭게 연출한 장면들이 나온다. 한 사진 작품에는 노인의 군대 경험을 보여 주는 화면과 집 설치 장면, 다른 사진에는 노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있는 장면과 보리밭을 구현한 무대가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노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으로 움직이기”에 대한 글은 다음 주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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