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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랩 2023, 젊은 작가 5인이 사회 속 장벽을 마주하는 태도

Exhibition view of “DOOSAN ART LAB Exhibition 2023” at DOOSAN Gallery, Seoul, Korea. (January 11, 2023 – February 15, 2023). ⓒ DOOSAN ART CENTER.

2023년에도 국내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한 활동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미술과 공연 예술 분야 예술인들을 꾸준히 지원해 오고 있는 두산아트센터가 2023년을 여는 첫 번째 전시로 “두산아트랩 전시 2023”을 개최했다. 2010년부터 이어져 온 ‘두산아트랩’ 프로그램 중 전시 분야는 공모를 통해 만 35세 이하의 작가 5명을 선정하여 단체전을 통해 이들의 작품 활동을 조명한다.

두산갤러리에서 1월 11일부터 2월 15일까지 펼쳐지는 “두산아트랩 전시 2023”에는 강나영, 조이솝, 임창곤, 장효주, 얄루 작가가 참여한다. 다섯 명의 작가는 우리가 사회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장벽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이해하며,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한다.

Installation view of Nayoung Kang's artworks at "DOOSAN ART LAB Exhibition 2023," DOOSAN Gallery, Seoul, Korea. (January 11, 2023 – February 15, 2023). Photo by Aproject Company.

강나영 작가는 한 개인의 심리 상태가 투영될 때 변화하는 시공간을 음향, 영상, 입체 작업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일상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행위에 주목하여 회전문을 떠오르게 하는 작업 ‘기대어 지탱하고 나아가는’(2023)을 선보인다. 회전문은 항상 열려 있어 여닫을 필요가 없는 통행 출입이 용이한 장치이다. 하지만 움직임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통행을 불편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그러한 이중적 특성을 갖는 회전문을 의수족(義手足)에 빗대어 작품으로 표현했다. 중심축을 기준으로 회전하는 듯한 설치물의 한쪽은 부드러운 피부처럼 표현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천을 덧대어 폭신한 질감을 갖는다. 작품은 부드럽게 쓰다듬을 수 있는, 보살핌의 제스처를 담았다. 이를 통해서 작가는 우리 주변에 있는, 알게 모르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존재들을 뒤돌아보게끔 한다.

강나영(b. 1989) 작가는 영국 리즈대학교 순수미술과에서 학사 졸업 후 영국 왕립예술대학 조소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공간 OS(서울, 2019)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참여한 단체전으로는 인천아트플랫폼(인천, 2022), 아웃사이트(서울, 2021), 아마도예술공간(서울, 2020), 치즈윅 하우스(런던, 2018), 세이프하우스 갤러리 2(런던, 2018), 스컬프처 가든(런던, 2016) 등이 있다.

Installation view of Leesop Cho's artworks at "DOOSAN ART LAB Exhibition 2023," DOOSAN Gallery, Seoul, Korea. (January 11, 2023 – February 15, 2023). Photo by Aproject Company.

조이솝 작가는 실리콘, 석고, 비즈, 실, 종이, 깃털 등과 같은 재료를 활용해 수직으로 향하는 조각을 만든다. 특히 작가는 꽃이라는 대상을 자주 표현한다. 꽃이 만개했을 때 갖는 아름다움은 벌과 나비뿐만 아니라 사람의 시선도 사로잡는다. 하지만 만개한 꽃의 아름다움은 짧은 시간 동안에만 유지되는 허무함을 담고 있으며, 꽃은 움직일 수 없는 수동적 존재이다. 작가는 그러한 양가적 특성을 가진 꽃을 검은색과 흰색으로 표현하며 생명력과는 무관한 산업 재료를 사용한다. ‘문’이라는 모티프 또한 자주 사용하는 작가는 전시장 벽에 아치형 문 4개를 기대어 놨다.  문은 폐쇄와 개방이라는 반대의 특성을 지니면서도 통로이자 울타리, 창문 그리고 거울이 되기도 한다. 성 소수자로서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는 일도, 그렇다고 온전히 감추는 일도 어렵다고 느끼는 조이솝 작가는 양가적 특성을 보이는 대상을 표현함으로써 내면에 자리한 불안과 불완전함을 조형한다.

조이솝(b. 1994) 작가는 서울대학교 조소과에서 학사를 마치고 동대학원 석사에 재학 중이다. 김종영미술관(서울, 2022)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수치(서울, 2022), 라라앤(서울, 2022), 공간 사일삼(서울, 2021), 뮤지엄헤드(서울, 2021), 갤러리175(서울, 2021), 코리아나미술관(서울, 2021), 웨스(서울, 2021)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Installation view of Changkon Lim (back) and Leesop Cho's (right) artworks at “DOOSAN ART LAB Exhibition 2023” at DOOSAN Gallery, Seoul, Korea. (January 11, 2023 – February 15, 2023). Photo by Aproject Company.

임창곤 작가는 다양한 형태로 모양을 낸 패널에 회화 작업을 한다. 작가는 패널 안에 남성의 신체를 욱여넣는다. 하나의 패널 속에 신체가 가득 들어차다 못해 화면을 넘어서서 신체의 일부가 삭제되는 경우도 있다. 붉게 표현된 신체 부위는 근육의 결과 거친 피부의 질감까지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패널이 만들어 낸 틀은 사회 통념을 표상하고 그 안에 들어찬 신체는 작가 자신 또는 그와 비슷한 사람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작가는 성 소수자로서의 고민,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불확실성과 갈등을 표현한다. 여러 개의 패널을 모아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면서 작가는 몸을 가진 ‘인간’이라는 존재가 사회 규범과 관습 속에 어떠한 한계를 갖는지를 보여 준다.

임창곤(b. 1994)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카다로그(서울, 2022)와 공간형(서울, 2019)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공간 사일삼(서울, 2020)에서 2인전을 열었으며, BGA 인덱스(서울, 2022), 하이트컬렉션(서울, 2021), 뮤지엄헤드(서울, 2021), Hall1(서울, 2021), 탈영역우정국(서울, 2019), 우석갤러리(서울, 2018)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Installation view of Hyojoo Jang's artworks at "DOOSAN ART LAB Exhibition 2023," DOOSAN Gallery, Seoul, Korea. (January 11, 2023 – February 15, 2023). Photo by Aproject Company.

장효주 작가는 일반적인 조각 재료에서 벗어난  매체를 사용한다. 그는 세라믹, 에폭시, 라텍스, 인조 모피, 금속, 직물 등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에서부터 산업 재료까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조각을 실험하고자 한다. 작가는 재료와 물건들이 갖고 있는 원래의 용도를 지운다. 그리고 작가만의 방식으로 재료를 혼합하고 예상치 못한 형태로 재조합해 기묘한 형상을 만든다. 작가는 경계선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감각을 ‘질감-촉감’으로 표현한다. 그 경계는 마치 현실 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대면한 듯한 경험이나 보아서는 안 될 내부의 것이 밖으로 흘러나온 듯한 것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조각의 한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조각의 지표를 그려 나가고자 한다.

장효주(b. 1988) 작가는 국민대학교 입체미술 전공 졸업 후, 뮌헨조형미술대학에서 Stephan Huber 교수에게 수학한 이후 Alexandra Bircken 교수로부터 사사하여 마이스터슐러린으로 디플롬을 졸업하였다. 현재는 서울과 뮌헨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가(서울, 2022), 게독(뮌헨, 2021)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울산시립미술관(울산, 2022), 웨스(서울, 2021), Galerie der Künstler(뮌헨, 2021), Artothek & Bildersaal(뮌헨, 2021) 등에서 개최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Installation view of Yaloo's artworks at "DOOSAN ART LAB Exhibition 2023," DOOSAN Gallery, Seoul, Korea. (January 11, 2023 – February 15, 2023). Photo by Aproject Company.

얄루 작가는 프로젝션 맵핑, VR, 미디어 월, 디지털 몽타주 등 디지털 작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얄루 작가는 한국인으로서 문화 정체성과 다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그려 낸다. 또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미디어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동시에 상상 속에 존재하는 다채로운 존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낸다. 전시장의 VR 설치 작업인 ‘피클 시티 다이브 ver. 2023’은 가상의 심해 공간을 그린다. 그곳은 다양한 역사가 뒤섞인 공간으로 아름다움, 두려움, 기괴함과 경외감이 한데 섞인 알 수 없는 공간이다. 얄루 작가는 SF, 역사, 미래, 신화 등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 중심적이고 권력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난 새로운 풍경을 그림으로써 인간과 비인간의 가치가 공존하는 미래를 꿈꾼다.

얄루(b. 1987)는 시카고예술대학(SAIC) 학사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서울과 시카고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사가(서울, 2022), 쉬(인천, 2022), 복스 포플리(필라델피아, 2019), 아트센터나비(서울, 2019)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FACT(리버풀, 2022)에서 2인전을 열고, ZER01NE(서울, 2022),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광주, 2019) 등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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