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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가 중심이 되는 곳, 서울의 전시 프로젝트 공간들

예술에 있어서 다양성은 비단 예술가들에게만 국한된 가치는 아니다. 예술계의 많은 구성원 중에서도 실험적인 도전으로 예술계를 확장하고 다양성을 더하는 데 이바지하는 이들이 있다. 그중에는 미술관과 관련 예술 기관 밖에서 일하는 독립 큐레이터(또는 독립 기획자)가 있다. 이들은 예술 유산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제도권 내에서 다루지 않는 전시 기획 담론을 논한다. 그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예술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며, 더욱 넓은 범위에서 예술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국내에는 예술가와 전시 기획자의 활동을 지원하는 많은 공간이 있다. 이러한 공간을 운영하는 여러 기관 중에서도 2010년대 후반, 독립 기획자들이 설립한 공간 3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Wess
Exhibition view of "Chun Kook-kwang, a Modernist" at WESS, Seoul. March, 12 - April 8, 2022. Photo by Aproject Company.

웨스 (WESS, We Show Separate)

2019년 10월에 장혜정 큐레이터와 송고은 큐레이터가 설립한 WESS(웨스)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시 기획자 11명의 여러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자 마련된 공간이다. WESS는 전시 기획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며 그 가능성을 논하는 공간이자 각각의 기획자들이 갖는 관심사를 주제로 전시를 실현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함에 따라 만들어졌다. WESS는 열한 명의 큐레이터들이 각자 기획한 전시를 차례대로 선보이는 공동 작업 공간처럼 운영된다.

또한, WESS는 전시 기획에 있어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시의 형태로 동시대성을 논하기 위해 조직된 곳이다. 즉, WESS는 우리 시대를 반영하고, 한국 미술계에 존재하는 틈을 채우고자 하는 공간으로서 통일된 하나의 주제 의식을 설정하기보다는 각 구성원이 현대 사회의 무엇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조명하는 곳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웃사이트
Partial exhibition view of "COINCIDE" at out_sight, Seoul. March 31 — May 20, 2022. © out_sight

아웃사이트 (out_sight)

2016년 10월 서울 혜화에 개관한 아웃사이트는 김상진 작가와 임진호 큐레이터가 공동 설립한 공간이다. 아웃사이트의 전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관례적인 미술 시장 체계와 기존의 구조에서 벗어난 작품들을 선보이고, 미술계와 미술계가 아닌 것을 가르는 경계와 미술계 내외부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는 공간이다.

아웃사이트는 전시에 동반되는 텍스트, 즉 글에 무게를 둔다. 아웃사이트에서 글은 예술가 또는 기획자가 제시하는 주관적인 경험을 관람자와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즉, 전시된 작품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전시를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또한, 아웃사이트는 동시대 미술과 미술계를 이루는 구성원, 그리고 미술계 주변에서 발생하는 담론과 현상을 지역 미술 현장과 연결하여 동시대성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대안적인 시각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간이다.

dp
Exhibition view of "Tangible Error" at d/p, Seoul. August 25-September 26, 2022. Photo by Lee Yerin(15Studio).
ⓒ Seoul Urban Regeneration Center.

d/p

d/p는 2018년 김지영 큐레이터와 이민지 큐레이터가 서울 낙원 프라자 4층에 설립한 공간이다. d/p라는 이름은 영어의 ‘이산 낙원(離散, Discrete Paradise)’에서 앞 철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개개인은 우주의 별처럼 흩어져 있지만, 마치 별이 모여 별자리를 만들어내듯이 팀을 이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d/p는 연간 3~4개의 독립 큐레이터로 이루어진 팀을 선정하여 전시를 열 수 있도록 한다. 또한, d/p에서는 ‘스트리밍 전시’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디지털 시대에 전시가 반드시 공간과 시간을 차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전시를 선보이고자 하는 모든 기획자 팀이 참여 가능하며, 전시의 모든 과정은 라이브로 스트리밍되어 관람객들에게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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