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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에 들어간 한국 컬렉터, 이제는 ‘누구’ 보다는 ‘왜’를 궁금해해야 할 때

Left: Portrait of Suh Kyung-bae, Chairman of AMOREPACIFIC Group. ©AMOREPACIFIC.
Right: Portrait of Kim Woong-gi, Chairman of Global SAE-A Group. ©SAE-A.

지난 5일, 미술 잡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아트뉴스가 33번째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는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두 명의 한국인 컬렉터가 이름을 올렸다. 서경배 회장은 몇 차례 명단에 올라간 바 있지만 김웅기 회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엔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부부, 전필립 파라다이스 그룹 회장과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 부부, 아라리오갤러리와 미술관의 설립자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 국제화랑 이현숙 회장이 선정된 바 있다.

Portrait of Suh Kyung-bae, Chairman of AMOREPACIFIC Group. ©AMOREPACIFIC.
Portrait of Suh Kyung-bae, Chairman of AMOREPACIFIC Group. ©AMOREPACIFIC.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은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현대 미술품과 한국의 전통 예술품을 수집하는 것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에서는 1979년부터 미술관을 운영하며 한국 미술에 대한 연구와 전시를 개최하는 것에 주력했다. 서경배 회장은 “한국 여성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5년 일본에서 한국 여성을 주제로 한 전시를 개최했으며, 2008년에는 LA 카운티 미술관(LACMA) 한국관 내에 한국 규방을 설치할 수 있도록 30만 달러를 기부했고, 2011년부터는 LACMA에 5년 간 한국 현대 미술 구매를 위해 연간 20만 달러를 기부해 한국 문화 예술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올해는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페이스 갤러리 서울분관에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중 하나인 오설록 티하우스를 주도하여 오픈했다.

Portrait of Kim Woong-gi, Chairman of Global SAE-A Group. ©SAE-A.

김웅기 회장은 한국 근현대 미술을 수집하는 것으로 200대 컬렉터로 선정됐다. 글로벌세아그룹은 1986년에 설립되어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인 ‘의’, ‘식’, ‘주’를 충족시키는 약 1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김웅기 회장의 컬렉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크게 없지만 한국 근현대 미술의 주요 작품과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세아그룹은 2022년 7월에 강남에 S2A라는 전시공간을 개관했다. S2A는 “국내외 현대 미술을 소개하는 교두보로서 역할을 지향하며, 국내외 젊고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관 전시는 세계적인 거장 쿠사마 야요이의 기획전이다.

김웅기 회장은 2019년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 작가의 ‘Universe 5-IV-71 #200’ 작품을 구매하면서 미술계에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해당 작품은 무려 1000만 달러(약 132억 원)에 낙찰되어 한국 미술 사상 최초로 100억 원을 넘긴 작품이 되었으며, 이후에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해당 작품은 10월 14일 S2A의 전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1-1. ARTnews 200 collectors
Kim Chang-il. Arario Group ⓒ HeraldPOP.

아트뉴스는 1990년부터 지난 30여 년 간 큐레이터, 아트딜러, 컨설턴트, 옥션 스페셜리스트 등 미술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을 발표해 왔다.

선정된 컬렉터들은 유명 갤러리, 옥션 하우스, 아트 페어에서 영향력 있는 작품을 구매한 인사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품을 위해 작가에게 커미션(의뢰)을 주고, 전시와 레지던시 같은 프로그램들을 후원하며, 영향력 있는 미술 기관의 의장을 맡는 등 미술계 발전을 위해 복합적인 활동을 적극 해 온 사람들이다.

아트뉴스의 탑 200 목록이 객관적인 지표가 아닐 수 있으나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팅의 방향성과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척도가 되고 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술품 투자 열풍으로 인해 최근 젊은 컬렉터들의 유입이 많아졌다는 분석을 한다. 특히 2020년 이후부터는 일반 대중의 미술 시장 참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국내 미술 시장 규모가 놀랄 만한 성장세를 이뤘다는 내용이 꾸준하게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중의 미술품에 대한 거리감이 좁아지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이야기는 대부분 투기와 투자 등 ‘돈’ 이야기에만 맞춰져 있다.

아직 미술품 컬렉션을 구축하는 데에는 어떤 의의가 담겨 있고, 그것이 한국 미술계 발전에 어떤 의미를 지니며, 기존 국내 미술계에 영향력을 보인 소장가들의 컬렉션은 어떤 맥락에서 중요하고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하고, 국제적인 컬렉션의 구축 방향은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

미술 컬렉션의 경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해서 변화해 왔다. 아트뉴스가 30여 년 전에 처음 세계 200대 컬렉터들의 명단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회화가 미술 시장을 주도했지만 이제 컬렉터들은 더 글로벌하고 다양한 범주에서 컬렉션을 꾸리고 있다.

아트넷 뉴스는 여성과 유색인종 예술가를 포함해 역사적으로 간과되고 배제되어 온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 최근 국제적인 미술품 컬렉션의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작가뿐만 아니라 컬렉터들에게도 반영되고 있다.

올해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드니스와 그의 남편 게리 가드너가 대표적인 예이다. 드니스는 2021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의회 의장을 맡아 흑인 여성 최초로 미국 미술관의 의장직을 맡게 되었다. 그는 다양한 지역과 정체성을 지닌 작가의 작품을 수집해 미술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채워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예술사에서 아직 빈칸으로 남아 있는 아프리카계 예술사를 작품 수집 활동을 통해 채워 나가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2019년 이전부터 있었다. 아트뉴스의 2019년 12월 기사에서 크리스티 경매사 전후 현대 미술부장 사라 프라이드랜더는 수집 경향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컬렉터들은 최고 가격을 자랑하는 최고의 작품, 즉 고인이 된 백인 남성의 작품보다는 미술관과 갤러리의 활동과 호응하는, 새로우면서도 뛰어난 수준을 자랑하는 유색인종과 여성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집가들의 다각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컬렉션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알아보는 것은 미술사에 존재하는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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